삼척신리소재너와집및민속유물(강봉문가옥) 강원특별자치 삼척시 도계읍 문화,유적
비가 갠 오후, 도계읍의 조용한 마을 끝자락에 자리한 ‘삼척 신리 소재 너와집 및 민속유물(강봉문 가옥)’을 찾았습니다. 마을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 낮은 돌담 너머로 너와지붕이 얹힌 전통가옥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빗방울에 젖은 나무판이 햇빛을 받아 은은한 색으로 빛났고, 공기에는 흙과 나무의 향이 섞여 있었습니다. 집은 크지 않지만 구조가 단정하고, 나무결마다 세월이 느껴졌습니다. 주변이 고요해 발소리조차 또렷하게 들렸고, 기와 대신 겹겹이 포개진 나무판이 만들어내는 질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오랜 세월이 그대로 멈춘 듯한 고요함이 감돌았습니다.
1. 도계읍 마을 안쪽의 정겨운 접근로
이곳은 도계읍 중심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 신리마을 안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내비게이션에 ‘신리 너와집’ 또는 ‘강봉문 가옥’을 입력하면 정확히 안내됩니다. 도로는 완만하고 잘 포장되어 있으며, 입구 앞 공터에 차량 세 대 정도 주차할 수 있었습니다. 버스를 이용할 경우 도계역에서 마을버스로 약 15분 정도 걸립니다. 마을 초입에는 작은 표지판이 세워져 있어 길을 찾기 어렵지 않았습니다. 주변은 논과 밭이 이어져 있고, 산자락이 가깝게 둘러싸고 있어 공기가 맑았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가에는 장작더미와 말린 곡식이 놓여 있어 농촌의 정겨움이 느껴졌습니다.
2. 전통 너와집의 구조와 공간감
강봉문 가옥은 대표적인 강원 산간 지역의 너와집 형태로, 지붕이 겹겹이 포개진 나무판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기와보다 가볍고, 나무의 결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 자연스러운 질감이 느껴졌습니다. 건물은 ㄱ자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낮은 마루와 온돌방이 연결된 구조입니다. 마루 위에는 햇살이 고르게 비추어 나무 색이 따뜻하게 빛났고, 방 안에는 오래된 생활도구가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천장에는 나무 서까래가 그대로 드러나 있어 수작업의 흔적이 선명했습니다. 외벽의 나무판은 세월에 따라 은빛으로 바래 있었지만 그 자체로 자연스러웠습니다. 전통적인 방식이 살아 있는 집이었습니다.
3. 세월이 남긴 흔적과 민속유물의 가치
이 가옥은 조선 후기 지역 민가의 형태를 잘 보여주는 건축물로, 현재 강원특별자치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특히 지붕의 너와판과 내부의 통나무 구조가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학술적 가치가 높습니다. 내부에는 이 가문에서 사용하던 농기구, 생활 도구, 목제 가구 등이 전시되어 있었으며, 일부는 손때가 남아 있었습니다. 안내문에는 강봉문 선생의 생애와 가옥의 건축 연대, 그리고 복원 과정이 자세히 적혀 있었습니다. 돌로 쌓은 기단과 흙벽의 질감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세월의 무게를 느끼게 했습니다. 단순한 민가가 아니라 한 지역의 생활사와 전통을 간직한 공간이었습니다.
4. 공간의 정갈함과 조용한 머무름
가옥은 규모가 크지 않지만 정갈하게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마당의 자갈이 일정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장독대 주변에는 잡초 하나 없었습니다. 창호지 문살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이 서서히 공간을 채우며 나무향을 퍼뜨렸습니다. 대청마루에 앉으면 정면으로 작은 밭과 언덕이 보였고, 그 너머로 산 능선이 길게 이어졌습니다. 관리인 분이 가끔 들러 주변을 정리하며 관람객에게 간단히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내부의 조명은 최소한으로 되어 있어 낮 시간대에 자연광으로만 공간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조용히 머무는 동안 마음이 가라앉는 듯한 안정감이 느껴졌습니다.
5. 주변과 함께 둘러보는 도계 여행 코스
신리 너와집을 둘러본 뒤에는 차량으로 10분 거리의 ‘삼척석탄문화관’을 방문하기 좋습니다. 도계 지역의 산업사와 탄광 문화를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어 ‘도계유리나라도자박물관’으로 이동하면 전통과 현대 공예를 모두 감상할 수 있으며, 마을 카페에서 지역 특산 음료를 맛보는 것도 좋습니다. 점심 무렵에는 ‘도계한우마을식당’에서 지역 특산 한우불고기를 맛보며 여정을 이어가면 좋았습니다. 문화유산과 일상의 풍경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하루 코스였습니다. 산과 마을이 가까워 이동 동선이 짧고 여유로웠습니다.
6. 방문 전 알아두면 좋은 점
강봉문 가옥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되며, 입장료는 없습니다. 건물 내부는 신발을 벗고 관람해야 하므로 편한 신발 착용이 좋습니다. 비 오는 날에는 마당이 젖어 미끄러울 수 있고, 여름철에는 벌레가 많아 긴 옷차림이 유용했습니다. 내부 전시물은 촬영이 가능하지만 플래시 사용은 제한되었습니다. 관람은 약 30분 정도면 충분하며, 평일 오전에는 방문객이 적어 조용히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주말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이 간혹 방문해 아이들과 함께 전통가옥을 체험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마무리
삼척 신리의 강봉문 가옥은 소박하지만 깊은 아름다움을 간직한 전통 공간이었습니다. 나무판이 포개진 너와지붕과 정제된 내부 구조에서 옛사람들의 지혜와 생활의 정취가 느껴졌습니다. 화려함은 없지만 세월이 빚은 질감과 고요함이 마음을 차분하게 했습니다. 잠시 마루에 앉아 바람 소리를 들으며 바라본 풍경은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도계의 자연과 사람의 손길이 함께 만든 이 공간은, 강원도의 생활문화를 조용히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눈이 내린 겨울에 다시 찾아, 하얀 지붕 위로 쌓인 눈과 나무의 조화를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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